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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기자가 본 광화문

기사승인 2020.10.19  20: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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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기자가 본 광화문

▲ 문희봉 본사 주필

한글날, 대한민국 서울은 평양보다도 더 삼엄한 경계가 이루어졌다.

개천절에 이어 한글날인 9일에도 서울 도심은 ‘차벽’으로 뒤덮였다. 철제 펜스를 세우고 일정 간격으로 경찰을 배치해 광장 진입을 통제했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180여 개 부대 1000여 명의 경력을 동원해 도심에서 진행된 집회와 기자회견 등을 관리했다. 공휴일 나들이를 나왔거나 출근한 시민들 중 상당수가 큰 불편함을 겪었고, 일부는 경찰 통제에 불만을 터트렸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겠다는 이유로 차벽까지 동원해 도심 통행을 통제하는 것은 전 세계에서 전례를 찾기 드문 일이다. 10월9일 한글날, 외국인의 눈에 이날 서울은 어떤 모습으로 비쳤을까.

조선일보는 한글날 서울 도심을 누빈 채드 오 캐롤(Chad O' Carroll) 코리아리스크그룹 등 한국 내 취재를 벌이고 있는 여러 외신 기자들의 트위터를 따라가 봤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이자 지한파로,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를 운영하는 그는 “지금 서울은 말 그대로 미쳤다.(literally insane)”, “완전히 우스꽝스럽다.(totally ridiculous)”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평양의 군사 퍼레이드 취재 경험도 있다는 그는 “이런 건 처음 본다.”고 했다.

경찰은 전날인 8일 저녁부터 도심 일대에 작전을 짜듯 차벽을 세우고 철제 펜스를 도로에 깔았다. 캐롤 대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겠지만 광화문이 미로(maze)와 철제 장벽으로 변했다.”며 “이게 다 하룻밤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는 “WTF Seoul”이라며 비속어까지 사용했다.

다음날 그는 광화문에서 거리를 막고 서있는 경찰 부대의 행렬을 마주했다. 그는 “경찰이 광화문을 걸어 잠궜다.”며 “경찰 버스가 얼마나 많이 집합했는지 보여줄 방법이 없다.”고 했다. 이 게시물에는 “한국이 추락하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캐롤 대표는 이후 카메라를 들고 광화문 도심을 누비기 시작했다.

그는 “지금 서울의 모습은 정말로 우스꽝스럽다.”며 “점심 먹으러 베이커리에 가는데 4곳의 경찰 체크 포인트를 거쳐야 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목적지까지 개인적으로 한 명의 경찰이 나를 따라왔다.”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링크하며 그는 “너무나 지나쳤다.(total overkill)”이라고 했다.

캐롤 대표는 이후 30초짜리 영상을 편집해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렸다. 그는 “200m를 걷는데 얼마나 많은 경찰 체크 포인트를 거쳤는지 세어보라.”며 “말 그대로 미쳤다.”고 했다.

다른 외신기자들도 차벽과 철제 펜스에 둘러싸인 광화문 풍경에 한마디씩 얹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의 로라 비커 서울 특파원은 “코로나 와중에도 집회를 하는 이들을 막기 위해 중앙 광장의 모든 부분에 저지선을 쳤다.(cordoned off)”며 “그래서 아무도 갈 수 없다."고 했다.

채널뉴스아시아(CNA)의 임연숙 서울 지국장은 “이른 아침부터 철제 펜스를 치는데 이곳을 걸어다니면 거리두기를 할 수 없어 싫었다."며 “가능하면 오늘 광화문에서는 피해 있으라.”고 당부했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날도 집회에 대한 강력 대응을 천명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서울시청에서 주재한 중대본 회의에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일부 단체가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집회를 다시 시도하는 것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가 지나서야 도심에 설치된 차벽과 철제 펜스를 거두어들이기 시작했다.

이런 외신기자들의 소식을 접한 외국인의 눈에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로 비쳤을지 자못 궁금하다.

문희봉 본사 주필 mhb09@hanmail.net

<저작권자 © 미래세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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