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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네 것이냐?

기사승인 2020.08.07  09: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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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희봉/본사 주필

나라가 네 것이냐?

▲ 문희봉/본사주필

지난 주말부터 인터넷 공간에 '나라가 니꺼냐(네 것이냐)?'는 문구가 등장해 실시간 검색어 상위를 차지했다. 정부의 부동산 세금 폭탄에 반대하는 네티즌의 집단행동이었다. 그러나 '나라가 네 것이냐?'는 부동산 문제에 국한된 물음이라고 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의 막무가내식 일방통행 국정 운영을 지켜봐 온 많은 국민의 개탄과 원성이 그 말에 담겨 있다고 봐야 한다. 서울의 지지도 조사에서는 문 정부 처음으로 통합당이 민주당을 앞섰다. 국민의 마음이 바뀌어 가고 있다는 반증이다.

대통령은 정해진 5년 임기 동안 나라를 운영하라는 위임을 받은 것이다. 5년은 짧지도 않지만 결코 길지도 않은 기간이다. 5년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없는 일이 있다. 더구나 이제 문 대통령 임기는 1년 10개월 정도 남았다. 대선에선 60% 가까이가 문 대통령을 찍지 않았고,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과 통합당의 득표율 차이는 8.5%포인트였다. 의석수 차이는 컸지만 야당 찍은 민심의 크기도 결코 작지 않았다. 그런데 이 정권은 마치 나라를 통째로 접수한 양 행동한다.

민주당은 국민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법안도 야당 의원들에게 내용도 제대로 보여주지 않은 채 통과시켰다.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로 반대 의견의 존재 자체를 무시하는 것이다. 지난 연말에는 증감 내역도 야당에 보여주지 않고 예산을 처리했다. 예산을 이런 식으로 마음대로 단독 처리하는 것은 이제 일상이 됐다. 민주당은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차지했고 야당 의원들을 상임위에 멋대로 강제 배정했다. 대통령은 지금까지 국회 청문회에서 야당이 보고서 채택에 반대한 장관급 인사를 25명이나 임명 강행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해야 할 필요성을 상실했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이 급등하자 그걸 덮기 위해 수도 이전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전 세계에 아파트 값 잡겠다고 수도를 바꾸는 나라가 한국 외에 있겠는가. 수도 이전에 걸맞은 진지한 검토는 없었다. 먼저 질러놓고 '아무 말 대잔치'를 한다. 수도 이전은 2004년 위헌 판결이 났다. 민주당 대표는 "개헌을 하면 된다."고 했다. 원내대표는 "헌재 판단을 바꾸면 된다."고 했다. 개헌도, 헌재도 이들에겐 주머니 속 공깃돌이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30년 친구'를 당선시키기 위해 울산 선거 공작을 벌였다. 공권력을 제 소유물로 알고 마음대로 휘두른 것이다. 국민이 그토록 반대하는데도 한사코 희대의 파렴치 조국씨를 법무장관에 임명했다. 대통령의 공무원 임면권은 대통령의 개인 소유물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검찰총장을 임명하며 '살아있는 (우리) 권력에도 엄정하라.'고 지시했다. 그 후에 조국과 유재수, 울산 공작 등 청와대의 비리가 수사 선상에 오르자 검찰 수사팀을 해체해 버리는 것으로 수사를 막았다. 독재 시절에도 없던 일이다. 그 검찰총장을 쫓아내려고 문제를 만들고 조작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검찰 인사를 통해 정권 충견들을 포진시킨 다음에는 이제 정권 측 비리 수사는 전부 오리무중이 됐다. 울산 공작, 윤미향 사건, 박원순 피소 유출, KBS에 수사 정보 유출, MBC 권·언 유착 의혹, 라임 펀드 의혹, 옵티머스 펀드 의혹 모두가 수사를 하는지 안 하는지 알 수 없는 지경이다. 사법부는 뇌물 받은 대통령 측근을 풀어주고 검찰총장 쫓아내는 데 필요한 구속 영장은 법에도 없는 이유를 들어 발부해주고 있다.

대통령은 공상 만화 수준의 재난 영화를 관람한 뒤 탈원전을 밀어붙이고 있다. 에너지 수급은 경제 발전과 국민 생활의 생명과도 같은 것이다. 이 막중한 문제를 5년 대통령이 뿌리를 뽑아 흔든다. 실제 문제는 임기 후에 벌어질 텐데 그 책임을 어떻게 질 건가. 7000억원 들여 새것이나 다름없이 만든 원전을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붙여 폐쇄한 것은 나라를 제 소유물로 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5년 대통령에게 세계 최고 경쟁력을 자랑하던 한국형 원전산업을 한순간에 몰락시킬 권한이 있는가. 국민이 그럴 권한을 부여했는가. 학생 수가 줄어 전국 대학의 4분의 1이 5년 안에 문 닫을 판인데 조 단위 돈을 들여 한전공대를 새로 만든다. 대선 때 호남 공약이란 것이 유일한 이유다. 그 돈은 국민이 낸 전기료로 충당한다. 국민 돈도 제 돈으로 안다.

아무리 공기업이라고 해도 대통령이 '비정규직 제로(0)'를 만들라고 갑자기 지시할 수 있나. 수천억 적자 위기에 몰린 인천공항공사가 인건비 상승이 뻔한 무리한 직고용에 나서는 것도 나라를 제 소유물로 아는 정권 때문이다. 수십조 원이 들어가는 지역민 원성 사업 수십 건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선심 쓰듯 면제해준 것도 국민 세금을 제 돈으로 알기 때문이다. 이 중 상당수는 부실화될 것이 명백하다. 선거의 규칙을 선거 당사자가 반대하는데 마음대로 바꾼 것, 형사 사법 체계를 국민적 합의 없이 멋대로 변경한 것도 나라를 제 것으로 알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나라가 네 것이냐?'고 물어야 할 사태가 속출할 것이다. 이런 사람이 선장석에 앉아 있으니 대한민국호가 산으로 갈 것인지 바다로 갈 것인지는 불문가지다. 속이 아프다.

문희봉 본사 주필 mhb09@hanmail.net

<저작권자 © 미래세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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