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그러셨다  

▲ 시인/김선자

                     김선자
 
집채보다 무거운 여덟식구를
등에 짊어지고
몇 십리 길을 걸어
오일장 가셨던 아버지 
 
하얀 찔레꽃 등불 삼아
소금 꽃 핀 새우 등에
허기진 배를 안고
돌아오시던 밤,
종아리에 푸른 정맥도
양각으로 신음했다 
 
허겁지겁 고봉밥 한 그릇을
비우시던 아버지 옆에서
엄마는 가슴 에이고
아버지는 생각 없어 점심을 걸렀다고
거짓말을 하셨다 
 
유난히 아버지
밥 그릇이 작아 보였던
그 날 밥상
허기진 초저녁달도 기웃 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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