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인가 봅니다
가을인가 봅니다.
퇴근 길 버스 안
창가에 기대
당신 모습 그리는 나를 어찌합니까?
정거장마다
열리는 문을 쳐다보며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젖어보지만
그림자조차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보고픔입니까?
애틋한 그리움입니까?
거리에는 어느 새 은행잎이 노랗게
바람의 속삭임에 흐드러지게 떨어져 깔립니다.
사르락거리는 소리에
또, 얼굴 들어 차창 밖을 내다봅니다.
당신을 향한 그리움이겠지요.
나의 기대감을 아는지 모르는지
버스는 집 앞에 멈춥니다.
내려야 합니다.
당신에 대한 보고픔을 뒤로한 채 내리는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뒤에서 나를 부르며 뛰어올 것 같은 생각에
돌아보며 집을 향하지만...
여전히 은행잎들은
사그락거리며 밟힙니다.
아, 가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