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인가 봅니다

▲ 이다감/시인

 

가을인가 봅니다.

퇴근 길 버스 안

창가에 기대

당신 모습 그리는 나를 어찌합니까?

 

정거장마다

열리는 문을 쳐다보며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젖어보지만

그림자조차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보고픔입니까?

애틋한 그리움입니까?

거리에는 어느 새 은행잎이 노랗게

바람의 속삭임에 흐드러지게 떨어져 깔립니다.

 

사르락거리는 소리에

또, 얼굴 들어 차창 밖을 내다봅니다.

당신을 향한 그리움이겠지요.

 

나의 기대감을 아는지 모르는지

버스는 집 앞에 멈춥니다.

내려야 합니다.

당신에 대한 보고픔을 뒤로한 채 내리는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뒤에서 나를 부르며 뛰어올 것 같은 생각에

돌아보며 집을 향하지만...

여전히 은행잎들은

사그락거리며 밟힙니다.

 

아, 가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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