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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도발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정부

기사승인 2019.12.02  15: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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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희봉/주필,시인)

북한의 도발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정부

▲ 문희봉(주필,시인)

그간 2년여 기간 동안 북한이 발사체를 발사해도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합참이 이번엔 대북경고 성명을 발표했다. 다행이랄까? 궁여지책이랄까? 표현이 애매하다. 국민은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우리 정부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곳인지 걱정만 하고 있었다. 이러다가 대한민국이란 이름 자체가 없어지는 게 아닌가 걱정하고 있었다.

북한이 2019년 11월 28일 오후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초대형 방사포(다연장로켓)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이날 발사된 초대형 방사포의 최대 비행거리는 약 380㎞, 고도는 약 97㎞로 탐지됐다. 2발은 30여 초 간격으로 발사됐다. 지난달 31일 3분 간격에 비해 크게 짧아져 연속 발사 성능이 향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합참 관계자는 "이번에 초대형 발사체 연속 발사 성능을 시험한 발사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방위성은 이날 북한 발사체를 탄도미사일로 표현하며 "미사일은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 밖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왜 할 말도 못하고, 절절 매는지 국민은 궁금할 뿐이다. 무슨 잘못(?)한 일이라도 있는지 북한에 대해서만은 입을 꾹 닫고 있다. ‘삶은 소대가리가 웃을 일’이라는 등 우리를 비하하는 표현을 해도 대꾸 한마디 못하는 정부다. 얼마 전에는 북한에서 어선을 타고 내려온 2명을 조사 한 번 해보지 않고 북으로 돌려보냈다. 인권, 인권을 무척이나 강조하는 정부가 왜 그들의 인권은 무시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국제사회의 엄청난 지탄을 받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발사체 도발은 2019년 10월 31일 평안남도 일대에서 초대형 방사포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지 28일 만이다. 작년 북한은 한·미와 연쇄 정상회담을 갖는 등 파상적인 평화 공세를 펴며 핵·미사일 도발을 자제했으나, 올해는 '하노이 노딜'(2월) 이후인 지난 5월 '이스칸데르급 미사일' 발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13차례의 미사일·방사포 도발을 일으켰다. 이날 발사는 신무기 성능시험 목적 외에 교착에 빠진 미·북 관계 및 남북 관계 등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며 한·미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군은 북한 도발에 앞서 연이틀 정찰기 3대를 띄워 관련 동향을 집중 감시했다. 우리가 하지 못하는 일을 미 공군과 해군은 정찰기를 띄워 보고 있었다.

다른 얘기로 넘어가 보자. 북한에 대해 주적이란 표현마저 과감하게 삭제하더니, 2019년 11월 29일 외교부가 발간한 '2019 외교백서'에서 '일본은 동반자'란 표현을 삭제했다. 작년 '2018 외교백서'에서 '일본은 가치와 이해를 공유하는 소중한 이웃'이란 표현을 뺀 데 이어, 다시 한번 한·일 관계를 한단계 더 격하한 것으로 평가된다. 외교부는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는 "정부의 주도적인 노력으로 남북 대화,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됐다"며 "이에 역내 긴장 완화와 북핵 문제 해결의 전기가 마련되는 기념비적 진전이 이뤄졌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북한이 '대화 국면'에서도 몰래 핵개발을 계속한 사실이 미 정찰 위성 등에 포착돼 '북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국제적으로 제기된 상황 등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외교부는 이날 발간한 백서에서 '일본은 동반자' '일본은 지리적 문화적으로 우리와 가장 가까운 이웃'이란 종전 문구를 삭제하고, 대신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이웃국가'란 표현을 집어넣었다. '가까운 이웃'에서 그냥 이웃이 된 셈이다. 백서는 그러면서 "한·일 간 교류협력에도 2018년 10월 이후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에 대한 한·일 양국의 견해차에 따라 양국 관계는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했다. 역대 정부는 일본과의 과거사 갈등에도 외교 백서에서 '우방국' '소중한 이웃' 같은 표현을 거의 빼지 않았다.

백서는 일본과 대조적으로 중국과의 외교·안보 문제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은 2016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한한령(限韓令·한류 규제)'을 가한 이후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를 완전히 풀지 않고 있다. 중국은 지난 7월 '2019년 국방백서'를 공개하며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심각하게 파괴했다"고 비판도 했다. 백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12월 방중해 양국 관계가 회복되고 있다는 측면을 부각했다.

러시아와 겪고 있는 외교·안보 문제도 빠졌다. 러시아는 2018년 7월 군용기 여러 대를 동원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수차례 무단 진입했다. 제주도·이어도 부근 상공까지 비행하는 등 동·서·남해를 휘저었다. 그런데도 백서에는 이런 문제를 반영하지 않고 "(한국과 러시아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실질적으로 발전시켜 나간다"고 했다. 일본에 사용하지 않은 '동반자'란 표현을 러시아에는 쓴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외교·안보 협력 우선순위에서 러시아를 일본보다 앞에 두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전직 외교부 차관은 "외교백서는 정부가 다른 나라를 어떻게 인식하고 관계해 나가려는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각국이 열람해 자국 외교 정책에 반영한다"면서 "외교 문제의 명암을 균형 있게 백서에 반영하고 오해를 부르지 않도록 표현 하나에 하나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대체 대한민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문희봉 칼럼니스트 mhb09@hanmail.net

<저작권자 © 미래세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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