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스런 나의 조국(曺國)

▲ 문희봉(시인,칼럼리스트

          

이대로 가면 현직 법무장관이 검찰 소환 조사를 받는 것은 물론 기소돼 재판까지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정상 국가라면 상상하기 힘든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25일 자신의 집 압수수색을 받을 때 현장에 나간 검사에게 전화로 아내 정경심씨를 배려해달라고 말했다. 이는 법무장관은 개별 수사와 관련해 검찰총장만을 지휘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검찰청법을 위반한 것이기에 장관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만으로도 법무장관으로서의 자질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인물이다. 빨리 야인으로 돌아가 시끄러운 정국을 마무리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의 말 하나하나가 거짓투성이다. 성적표를 위시해 펀드에 이르기까지 장관으로서의 행동거지들이 젊은이들을 비롯한 국민의 원성을 사고도 남음이 있는데 뻔뻔스럽게도 그 와중에 검사들과 대화를 한다고  일선 검찰청을 방문하고 있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구체적으로 들여다 보자.

조국 법무장관 아들은 연세대 대학원 입시 때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받았다는 인턴 증명서를 제출했다. 고교 3학년 때 아버지가 재직하던 센터에서 '학교 폭력 피해자 인권 관련 조사와 논문 작성' 인턴을 하고 증명서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대가 해당 인턴은 없었다고 확인했다. 2006년 이래 이 센터가 발급한 진짜 인턴 증명서 27장과 조 장관 아들의 증명서는 문서 양식도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증명서가 위조됐다는 뜻이다.

앞서 위조된 동양대 총장 표창장이 조 장관 아내 PC에서 발견됐다. 영화에나 나오는 위조 수법이었다. 이번엔 조 장관 딸과 딸을 병리학 논문 제1 저자로 올려준 단국대 의대 교수 아들, 조 장관 대학 동기 변호사 아들의 인턴 증명서 파일이 조 장관 집 PC에서 나왔다고 한다. 조 장관은 증명서 발급 권한이 없다.

조 장관은 청문회에서 "의대 교수 아들 이름도 모른다." "증명서 발급에 관여한 적 없다."고 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조 장관이 세미나에 오라고 했다." "인턴 한 적 없는데 증명서는 받았다."고 검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자녀들 스펙 품앗이를 위해 가짜 증명서를 필요할 때마다 PC로 찍어낸 것 아닌가. 조 장관 집이 '위조 공장'이냐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검찰 수사 착수 이후 압수 수색당한 대학·대학원이 10곳을 넘는다. 조 장관 자녀들 스펙 위조 의혹과 장학금 특혜 문제 때문이다. 동양대와 KIST에선 실제 조작 증거가 나왔다. 원래 있지도 않았던 '조국 펀드' 운용보고서를 청문회 직전 급히 꾸며내고선 '보고서에 어디 투자했는지 모르게 돼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 법무장관에 지명되기 직전 아내와 동생 전처가 맺었다는 월세 계약도 급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 장관 말 가운데 거짓 아닌 것이 얼마나 되고, 조작 아닌 것이 있기는 한 것인지 알기 어려운 지경이다.

조 장관 아들이 입학한 연세대 대학원에선 아들의 대학원 입시 면접 평가 점수표가 사라졌다고 한다. 문서 의무 보존기한(4년)이 남아 있고 후배들 점수표는 그대로 보관돼 있는데 조 장관 아들 점수표는 어디 갔는지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검찰이 압수 수색 과정에서 확인한 사실이다. 누군가 일부러 숨겼다는 의심이 든다. 이 학과는 대통령 특보, 비서관 등 이 정권에 진출한 교수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이상한 점수표 실종은 정말 우연인가.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

지금 민주당 의원들은 "검찰이 압수 수색 때 짜장면을 시켜 먹었다."고 가짜 뉴스를 살포하고, 검사들을 고발하겠다며 대놓고 수사팀을 압박한다. 극렬 지지층은 검찰총장 아내를 조국 펀드 투자 업체 대주주로 조작한 합성 사진까지 퍼트리고 있다. 그 밥에 그 나물이다. 상식을 벗어난 무리한 일은 결국 사달을 부른다. 지금이 대통령의 결단을 필요로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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